페인트

AUTHOR : 이희영

GENRE : 한국소설

PUBLISHER : 창비

START DATE : 2026-09-22

END DATE : 2026-09-23

RATING : ★ 3.0 / 5.0

REVIEW

이 작품은 부모가 아이를 키우는 대신 국가가 아동을 위탁 양육하는 근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국가출생육아센터(NC센터)에서 자란 아이들이 13세가 되면 부모를 직접 면접하여 선택하는 '페인트(Parent's Interview)' 과정을 거치게 되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내가 부모를 고를 수 있다면 어떨까? 부모의 입장에서는 아이를 입양할 수도 있고, 직접 키우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보육원 등에 맡길 수도 있다. 이는 곧 부모에게는 어느 정도 아이를 선택할 기회가 있다는 뜻이다. 생각해 보니 자식의 입장에서는 어떤 수단을 써도 부모를 선택할 수가 없다. 끽해야 가출하거나 독립해서 부모를 떠나는 것이 할 수 있는 선택의 전부다. 만약 합법적으로 자식이 부모를 고를 수 있다면, 어쩔 수 없이 태어나 주어진 부모 밑에서 자라는 것보다 아이가 더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다소 현실적이지 않은 설정일지라도 이 아이디어만큼은 지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단순히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작품은 누군가에게 선택받거나 누군가를 선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개척해 나가기로 결심하는 주인공 제누301의 모습을 보여준다. 주체적으로 산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물론 환경과 여건이 잘 뒷받침된다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제누301처럼 남들과 다른 길을 택할 때는 치러야 할 과정과 대가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직접 '칠해(paint)' 나가는 제누301의 모습은, 나 역시 내 삶을 주체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다는 용기를 주었다.

IMPRESSIVE

"너희는 바깥세상 아이들과 달리 부모를 선택할 수 있는 아이들이야."
우리가 원하는 진짜 어른은 자신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우리가 볼 수 있다고 믿고, 자신들이 모르는 걸 우리가 알 수 있다고 믿으며, 자신들이 느끼지 못하는 것을 우리가 느낄 수 있다고 인정하는 사람이었다.
어째서 박이 센터를 찾아오는 프리 포스터들에게 그토록 엄한 잣대를 들이댔는지, 비로소 알 것 같았다. 두 번 다시 자신과 같은 아이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였을 거다. 부모에게 상처받고 학대받은 기억은 평생을 따라다닐 테니까. 그것은 어쩌면 NC 출신이라는 꼬리표보다 더욱 감당하기 힘든 것일지도 모른다.
작가의 말
근래 들어 아이와의 관계가 삐걱거릴 때가 잦았다. 하지만 맑은 날만 계속되면 세상은 사막으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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